유치원 때 어느날인가 쉬는시간이었는데 친구 한명이랑 나랑 비밀얘기를 한다고 운동장 저 끝쪽에 앉아서 둘이서 열심히 얘기를 하고 있었어. 유치원은 따로 종치는게 없고 선생님이 와서 애들을 다시 데리고 들어가는데 운동장 끝쪽에 있다보니 선생님이 들어오라고 부르는 소리를 우리가 못들었나봐...

한참을 얘기하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는거야... 그래서 헐레벌떡 친구랑 둘이서 들어갔는데 선생님이 우리를 앞에 세워놓고는 쉬는시간 끝났는데도 안들어오고 뭐하냐고 심하게 무안을 주는거야. 내 친구는 마음이 여린애라서 울었지. 그랬더니 그 애만 들여보내고 나에게 계속 잔소리를 하는거야.

내가 천날만날 땡땡이를 까는것도 아니고 유치원생인데... 솔직히 말해서 선생이 나와서 애들을 델꼬가는 시스템이었으면 우리를 안챙겨 들어간 선생 잘못도 있는거 아님? 처음에 교실에 들어올때는 좀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선생이 너무 심하게 뭐라하니깐 어린마음에도 좀 너무한다 싶어서 입을 앙다물고 버텼지. 자기 생각에는 내가 죄송하다거나 잘못했다거나 이런 말을 했었어야 하는데 내가 끝까지 입을 앙다물고 사과를 안하고 울지도 않으니깐 자기딴에도 자존심이 상했겠지.

선: 이럴거면 앞으로 유치원에 오지도 말고 지금 당장 집에가!!!
나: ...... 그럼 비닐봉지 하나 주세요.
선: 비닐봉지는 왜!!!
나: 사물함에 있는 내 물건들 다 싸가게요.
선: 그걸 왜 싸가!!! 니만 당장 나가!!!
나: 우리엄마가 돈들여서 사준 물건들인데 그건 갖고가야죠.
선: 머 이런게 다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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