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연말여행(2), 강원 태백에 가다.(맛집-황지실비)

2014년 연말여행지 두번째.

저희는 경북 봉화를 출발하여 신비의 도로라는 곳을 거쳐

산넘고 물건너 강원 태백으로 집입을 합니다.

대한석탄공사의 장성광업소와 태백의료원을 거쳐

2008년의 태백을 기억해보며

시내로 진입을 하였습니다.

겨울 가뭄이 극심하던 시절 2008~2009년의 태백은

외부의 급수차와 전국민이 지원을 해준 생수기부가 없었다면,

아마 사막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숙박시설조차 급수를 조절했으며 그때 당시 태백의 상수도율은

섬지역만도 못한 50%도 안되는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 고통은 더했습니다.

저도 저때 생수 7.5톤을 태백시청에 기부했습니다.

먼저 추전역으로 갑니다.

만감이 교차하던 그 추전역.

대한민국에서 철도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입니다.

을씨년한 플랫폼.

마치 스키점프대처럼 청량리방면에서 열차가 들어옵니다.

제 상식으로는 여객업무가 취급이 중단되었는데...

이런 곳에 사실 여객업무를 취급했었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습니다.

추전역을 도보로 접근해 본 분들만 알기 때문이고 인근에는

거주하는 이용객들이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전에 안보이던......

스토리웨이 철도공사 편의점이 다 있었습니다.

옛날에는 홍익매점이라고 부르던... ㅋㅋㅋ

진짜 작습니다.

이게 있는 이유는 관광열차 O트레인때문이며,

결코 여객열차 때문은 아니라고 합니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역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사람들은 아무 이유 없이 잠시나마 이곳을 머물다 가는 것 같습니다.

역 구내에는 황지연못을 알리는 시비가 있습니다.

855미터에 역이 있습니다.

기차도 숨을 몰아쉬며 달리는 그런 곳입니다.

뒤에 대형역만큼은 아니지만 스토리웨이 편의점이 보이죠?

ㅎㄷㄷ...

추전역과 관련한 시비입니다.

가끔은 영동선 봉화의 승부역과 헛갈리는 역입니다.

라바처럼 생긴 녀석이 추전역 옆에 전시물로

서 있습니다.

석탄을 캐던 광차입니다.

광부들은 저 차량을 타고 그 깊은 갱도로 들어갔을겁니다.

궤간은 육안으로 확인하기에 600미리 궤간 같은데,

대부분은 작업차로 씁니다.

 600미리 궤간을 국철 등으로

여객 및 화물열차로 운영하는 나라가 인도에 있죠?

우리나라도 일제시대 1910~20년대 영남의 동해남부 구간에

저 궤간은 존재했습니다.

추전역 역사입니다.

태백의 대낮입니다.

기온 보시죠?

얼굴이 깨지고 손등이 깨집니다.

태백은 1000미터 급의 산세 속에 거의 갇혀 있는 형상의 시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가 무척 늦게 뜨고 해도 일찍 지는데

오후 3시 반 ~ 4시 정도면

그냥 저녁 먹을 준비해야할 기세입니다.

일조 시간이 너무 짧습니다.

올라올 때는 물기가 있는 바닥이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과감하게 바닥이 얼어버립니다.

씨베리안 허스키 같은 철도가 따로 없습니다.

풍력발전단지까지 접근해봤습니다.

태백의 산능성이를 골리앗처럼 버티고 서 있던 녀석들입니다.

이 녀석들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왼쪽 보행자, 오른쪽 차량 진입 기점에서 진입을 포기했습니다.

눈과 얼음이 있었지만 이런 길의 특성에서 운전하는 요령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전 그냥 진입해보려고 했지만

옆에서 불안에 떨며 꺅~! 소리를 지르는 아내 때문에

조용히 여행하고 싶어 차를 돌렸습니다.

황지연못으로 왔습니다.

태백 중심가에 위치한 이 귀한 곳.

태백 시민들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서는지 모르겠지만

영남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낙동강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호수에 동전을 던지는 아이를 보고,

"야! 우린 그거 먹고 살아야돼~!" ㅡㅡ

시내 중심가의 온도가 보통 이렇습니다.

예전과는 아주 많이 다릅니다.

전체 울타리가 있었고 입구 관리 사무소에서

일정시간이 되면 출입을 통제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울타리가 다 철거되고 완전개방 상태입니다.

그 아이들이 동전을 던지고 소원을 비는 장소였습니다.

도심 안에 호수.

이채롭습니다.

이렇게 좋은 물이 있는 태백이 2008년 물난리를 겪었다니...

바로 이집이었습니다.

이제 제가 아내에게 소개하는 오늘의 맛집.

황지실비입니다.

연탄불입니다.

정말 ㅎㄷㄷ합니다.

그런데 이집 웃기는 것이 실내에 연탄가스 냄새 하나 안난다는겁니다.

경북 봉화의 소나무숯불구이에 이은 강원 태백의 연탄입니다.

예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2008년 ~ 2009년.

7.5톤의 생수를 태백시청에 기부하고 공무원에게 맛집을 물었더니,

이집을 강력하게 추천하는겁니다.

마치 모든게 1960년대에서 멎어버린 것같은 느낌이 이집.

태백의 중심가는 정말 3층 이상의 건물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옛 건물의 리모델링 반복입니다.

갈비살의 마블링을 보시기 바랍니다.

전 이 집이 두번째 지난 추억을 더듬어 아내와 처음 온거죠.

별다른 찬거리가 없어도 한우가 워낙 뛰어납니다.

정육점과 1960년대 대폿집 같은 이웃칸의 식당이 함께 영업하고 있습니다.

달라진건 저희 부부가 앉은

이웃테이블(고정식 타일로 만든 원탁형 테이블)이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그 자리가 이곳에서 처음 맛을 보았던 자리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한우 부위 안가리고 접시 단위로 팔았다는 점인데

정말 푸짐하고 저렴했었지만,

지금은 갈비살, 등심으로 나눠 팔며,

너무 비싸졌다는겁니다.

일단 고기를 올려봅니다.

왜 조금씩 올리느냐구요?

이유는 워낙 은근하면서도 강한 열에 잠시 구워

마치 샤브샤브하듯 먹어야 연탄불 한우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거의 감동이 넘어가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고기를 안좋아하는 아내가 이 순간까지 왔다는 것은

그만큼 한우가 뛰어나다는 것입니다.

갈비살을 더 추가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실망스런 점이 하나 발생했습니다.

분명 등심을 시켰는데...

등심과 살치를 구분 못하는 바보로 저를 알았을가요?

살치를 섞어준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거 특수부위를 골고루 섞어 한접시

단위로 팔던 시대와 다를게 없으면서 가격만 올린 셈이라는거죠.

이것을 지적했더니 갈빗살이 저렇게 특급으로 나왔습니다.

된장에 공기밥을 불러 더 익힙니다.

아내는 이 맛때문에만이라도 황지실비집을 다시 가자고 합니다.

지금가지 살면서 고기를 그렇게 잘먹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2008년 당시 황지한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태백한우라고 하는군요.

이 업소는 황지 연못 앞 T자 삼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특이한건 이 대폿집 같은 오래된 식육점 및 고기식당에 대한 인식이

이 지역에서는 마치 고급 갈비집 같은 가족들의 외식코스라는겁니다.

물론 태백 역 앞에는 태백닭갈비라고 하는 유명한 식당이 있습니다.

마치 닭볶음탕 같은 닭갈비로 유명하죠.

불판이 아닌 냄비.

왠 미역국이냐구요?

생일이라서 뭐라도 표시를 내주고 싶었던겁니다.

아내가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지더니

한참만에 도착을 해서 이걸 구했네요.

황지실비 측에 부탁을 해서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의 밤은 그렇게 깊어갑니다.

태백에서 급조한 팬티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ㅋㅋㅋ

황지한우, 아니 태백한우.

고기를 별로 안좋아하는 제 아내도 다시 가자는 다짐을 하게 한 한우입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얼마 전에 인구 5만이 무너진다고 TV에서 들은 것 같았는데...

연재는 인구가 고작 3만 2천이라며 걱정을 하던 태백황지시장

상인의 목소리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작 시장표 털신(부츠)이 신고 싶다는

아내를 위해 신발을 사며 들었습니다.

3만 2천원을 달라고 했는데 2천원을 깎으려고 애닳아 하는 것을

제가 말렸습니다.

저희는 황지연못 옆 모텔에서 1박을 하고,

내일 26일 정선으로 향할 생각입니다.

강원 정선편은 3부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