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니라 도시와도 인연이 깃들 수 있을까? 가끔은 생각한다. 산 넘고 바다 건너 어딘가에 필연으로 이어진 곳이 있지 않을까, 라고. 여행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어디로 떠날지 고민하고 있었다면 주목하시라. 개인 취향에 잘 어울릴만한 도시 열 곳을 엄선했으니 두 눈 크게 뜨고 나와 똑 닮은 소울메이트 도시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1. Sociable and Friendly - Singapore, Singapore

휴양과 시티라이프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싱가포르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민족의 문화를 한 곳에서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중국인, 말레이시아인, 인도인, 아랍인 등 개성 강한 이들이 한 나라에 모여 있으니 사교적이고 외향적인 이들에게 싱가포르 여행은 더욱 특별할 것 이다.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도와 아랍문화권이 나뉘어 있고 차이나 타운China Town에는 힌두교 사원이 자리하고 있는 도시. 적응이 빠른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경험하는 새롭고 흥미진진한 일들로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2. The Outdoors – Vancouver, Canada

활동적인 성격의 소유자에겐 밴쿠버 여행을 추천한다. 따뜻한 기후와 산과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환경은 일찌감치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밴쿠버를 최적의 도시로 이름을 올리게 했다. 그라우스 산Grouse Mt.에서 여름에는 산악 바이크를,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는 환상적인 체험은 이곳 주민들에게는 일상. 키칠라노 해변Kitsilano Beach에서 까맣게 그을린 사람들과 함께 비치발리볼을 하고 스탠리 공원Stanley Park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롤러 블레이드를 타는 활기 넘치는 여행을 즐겨보자.

3. Stylish and Sophisticated – Milan, Italy

스타일을 논하며 패션의 도시 밀라노가 빠질 수 없다. 밀라노를 멋의 고장으로 만드는 데에는 스칼라 극장La Scala Theatre과 같은 건축물에서 풍겨 나오는 우아함이 아티스트들에게 미적 영감을 주었으리라. 밀라노는 패션 산업의 허브로서도 잘 갖춰져 있지만 특유의 모던함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셀러브리티들의 관심도 한몸에 받는 도시다. 패션을 사랑하거나 평범한 생활에 예술적인 감성이 찾아들기를 기대하는 여행자들이여, 밀라노로 향하라.

4. Pretty and Petite – Ljubljana, Slovenia

유럽의 수도 중 가장 작은 류블라냐는 인구가 30만이 채 되지 않지만 품고 있는 아름다움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마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평화로움. 류블라냐 성에 올라가 청록빛의 류블랴니차강Ljubljanica River을 감상하며 마시는 카푸치노와 맥주의 맛은 그 어디에도 비할 수 없다. 또한 류블라냐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올드타운Old Town에서는 바로크 형식의 빌딩과 줄리안 알프스Julian Alps도 볼 수 있다.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것을 좋아하는 여성과 잘 어울리는 도시.

5. Handsome and Refined – Edinburgh, UK

정제된 멋을 사랑하는 당신의 소울메이트 도시는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다. 오랜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거리 곳곳에는 갤러리와 박물관, 옛 영화를 자랑하는 건축물이 있다. 에든버러가 간직하고 있는 고풍스러운 멋을 찾아 아서시트Arthur’s Seat에 올라가 보자.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신비로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중세시대 모습을 그대로 담아 놓은 에든버러는 고전적인 것에 동경을 갖고 있거나 우아함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의 여행지다.

6. The Romantic – Paris, France

유독 파리를 배경으로 한 멜로 영화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혼자가 좋다고 외치는 사람이라도 누군가가 그리워질 만큼 로맨틱한 풍경으로 가득한 도시이기 때문 아닐까. 길을 걷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는 모든 곳에는 현재 진행형인 연인들과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여행자로 가득하다. 바토 파리지엥Bateaux Parisians이나 쥘 베른Jules Verne과 같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는 노년의 부부가 그윽한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는 파리. 동그란 달이 높게 뜬 밤, 마레Marais 지구에서의 산책은 이제껏 깊은 잠을 자고 있던 연애세포도 단번에 깨울 만큼 환상적이다.

7. The Wild Child – Bangkok, Thailand

좀 놀아본 사람이라도 방콕의 화려한 나이트라이프 앞에서는 쉽게 입을 다물 수 없다. 여행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답게 단일 도시 중 가장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모이는 곳으로도 유명한 방콕에서 낮보다 화려한 밤을 즐기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자유를 사랑하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세계 각국 여행자들이 밤이면 일제히 한데로 모이기 때문이다. 카오산로드Khaosan Road, 팔람까오와 펫부리 거리 사이 RCA의 클럽과 펍에서 태국 현지인과 함께 신나는 밤을 보내는 그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동참할 것인지 구경할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렸다.

8. Cool and Cutting edge – Berlin, Germany

과거 동서로 분단됐던 베를린에 새로운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통일 후 방치됐던 공장식 아파트와 최근에 지어진 다락식 공간에서 가난한 예술가들이 세계를 향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차가운 첨단의 매력과 키치적인 느낌이 조화를 이루는 아우구스트슈트라세AugustStrasse나 하이데슈트라세HeideStrasse의 골목을 따라 천천히 거닐다 보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주위에 얽매이지 않는 쿨한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이 있는 갤러리를 만날 수 있다. 오직 자신의 길을 가는 예술가들에 의한, 예술가들을 위한 도시이다.

9. The Intellectual – Boston, USA

지성을 향한 넘치는 열정을 가진 인텔리들을 위한 보스턴은 하버드, MIT 및 손꼽을 만한 연구소가 밀집되어 있어 오래 전부터 교육, 과학 도시로 주목받아 왔다. 또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 소버린 은행 등 미국 대형 은행과 유수의 경영 컨설팅 회사의 거점도 이곳 보스턴이다. 특히 미국에서 가장 처음 설립된 도서관인 보스턴 공공 도서관Boston Public Library은 교육과 문학에 대한 보스턴 사람들의 뜨거운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공간. 공부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도시인구의상당수가학생이거나교육에종사하기때문에미국의아테네라불리기도한다.

10. Flash and Brash – Dubai, UAE

21세기에 들어서 가장 화려하게 변모한 도시를 꼽자면 단연 두바이다. 사실 두바이를 표현하기에 화려함이라는 수식어 하나로는 부족하다. 위성 사진을 보는 것으로 그 이유를 알 수 있는데, 특히 인공섬 더 월드The World, 팜 아일랜드Palm Island로는 매일 세계적인 부호들이 모여든다. 럭셔리한 여행을 꿈꾸는 여행자라면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칼라파, 7성이라는 레벨이 가장 잘 어울리는 버즈 알 아랍이 있는 두바이로 향하자. 모든 것에서 최고이기를 추구하고 호화로움을 마음껏 누리고 싶은 당신이 이곳에서 해야 할 단 한 가지는 가진 것을 과시하는 것이다.